*** “정말 괜찮겠어?” 짐을 다 채우고 나서도 가방이 반 이상 남았다. 시온은 책상 위에 고개를 푹 숙이고 시들어있는 백합을 바라보다 문득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. “뭐가?” “그 방에 가는 거 말야.” 아침부터 안절부절 못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던 율리케가 시온의 팔을 잡아끌었다. 그리고 주위를 한 번 더 둘러본 뒤 은밀한 목소리로 속삭였다. “...
*** 복도가 새하얀 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. 이 성당 복도가 이렇게 밝았던 적이 있던가? 항상 우중충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감돌던 곳 아니던가. 복도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파벨은 꿈속을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. 그리고 그 꿈의 끝에는 항상…. 시온. 그가 있었다. 꿈 속에서 항상 보고 싶었던, 다치지도, 죽어가지도 않는 온...
*** 새벽 6시가 되면 저절로 눈이 떠졌다. 시온은 캄캄한 침대 위에서 두 눈을 멀뚱거리다 커튼 틈으로 아침 햇살이 스며들기 시작하면 그때 일어난 척 기지개를 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. 인기척이 느껴져서인지 역시 일찌감치 일어나 침대 윗층에서 작은 usb 스탠드를 켜고 책을 읽던 율리케가 난간 아래로 휙 고개를 숙였다. “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. 일요일인...
1페타=만원입니다. 가상의 나라라고 생각해주세용. 애들이 갑자기 유로 달러 쓰면 이상할거 같아서... *** “지랄을 한다, 지랄을 해.” ‘좋은 생각이 났어.’라며 밖에 나갔던 친구가 SNS에 실시간으로 미친 듯 올라오는 꼴을 보게 되었을 때 보일만 한 적절한 반응은 무엇일까. 정답은, ‘또 시작이네.’일 것이다. 지금 페르히의 심경이 그랬다. “가장 기...
*** “불길해.” 카드키를 받는 순간부터 그런 기분이 들었다. “느낌이 좋지 않아.” 1292호라니. 새로 지은 12층짜리 기숙사 맨 꼭대기층인 것도 그랬고, 1동부터 호수가 이어져있는지 뒷자리 숫자가 괴상하리만치 큰 것도, 아무튼 이 숫자 조합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. 이번학기의 룸메이트에 대한 아주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. 예컨대 문을 열자마자. “...
‘또 그 꿈이군.’ <어느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난 파르벨로네는 자신이 침대에서….> ‘아니, 아냐! 그딴 문장으로 시작하지 마!’ 파벨은 머리를 흔들어 간신히 뇌내에서 자동 재생되는 나래이션을 멈추고 일어났다. 어린 시절부터 종종 꾸던 꿈이었다. 무너져내리는 거대한 성당으로 뛰어 들어가 피투성이가 되어 죽어가는 남자를 구하는 꿈. 꿈에서...
-연재분 103화 / 단행본 7권 맨 마지막 부분 시온이 회귀전 과거를 꿈에서 보는 부분 뒤에 이어질 뻔했던 시온 친모에 대한 에피소드입니다. 시온 회귀 후 이야기이며 대략 시온의 소원을 신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주었는지-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. -TMI인 부분도 있었고 시온 시점으로 회귀전을 단편적으로 떠올리는 부분이라 들어갈 곳을 찾지 못하기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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